고양 쿠팡 물류센터 물량이 부족할 때는 뭘 할까?

고양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매일매일 작업물량에 따라 작업자 수를 정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휴무가 아닌 계약직 직원이 바탕이 될 테고 물량에 따라 단기직 사원을 추가하는 식이죠 그래서 하루하루 뽑는 일용직의 숫자가 날마다 다릅니다 그런데 물량예측이 어긋나는 경우도 있겠죠 그럼 그럴 때는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볼까 합니다

1. 청소

허브 공정에 처음 간 날이었는데 피비소터라고 슈트를 통해 내려온 물품을 종이박스나 펴지기도 하고 접어지기도 하는 토트박스(아싸라고도 부른다고 합니다)에 담아 레일에 태우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오전 일이 끝나고 식사를 한 후에 물량이 많지 않은지 관리자가 불러서 복잡한 길을 따라 계단을 올라가서 레일이 지나는 주변을 청소하라고 했습니다 레일에 실어 보내는 물품 중에서 식료품도 있어서 이게 터지거나 쏟아지면 쌓여서 처치곤란한 상황이 되죠 쿠팡에 미화 사원들이 있지만 이렇게 복잡한 데를 청소하는 건 본 적이 없습니다 내 생각에는 진공청소기를 주면 깨끗하게 치울 텐데 주어진 건 플라스틱 빗자루와 쓰레받기였습니다 쓰레기봉투 여러 개를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분량의 청소를 했습니다 문제는 얼마나 해야 할지 어느 정도 선까지 해야 할지를 정해주지 않아 알아서 해야 했고 거의 모든 부분을 청소한 다음에도 관리자의 호출이 없어서 찾아갔습니다 아마도 일을 시켜놓고 다른 일을 하느라 잊어버렸나 봅니다 피비소터에서 일을 할 때는 물품을 담고 레일에 올리고 시간이 나면 박스를 접는 일을 했는데 청소가 더 힘들었습니다

 

 

2. 박스 치우기

박스 치우기는 선반이 아니라 팔레트에 물품을 쌓아두는 2층과 5층에서 이루어집니다 다른 층에서 집품을 하다가 2층으로 가서 박스를 정리하다가 다시 2층에서 집품을 하기도 합니다 2층과 5층은 팔레트존이라 집품 과정에서 박스가 나옵니다 물론 집품 수량이 많은 경우 박스를 개봉하고 박스채 토트에 집품을 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통로쪽에 박스를 모으게 됩니다 여기도 역시 미화사원이 있지만 박스가 많이 나올 때는 처리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또 팔레트에 정리하지 않은 박스도 있죠 박스 치우는 일을 하게 되면 우선 팔레트에 놓인 빈 박스를 통로 끝으로 가져가서 안전칼로 테이프를 자르고 펼쳐 놓습니다(이건 혹시 모를 물품이 혼입 되어 버려지는 걸 방지하기 위함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미화사원이 카트를 끌고 와서 싣고 박스를 버리는 곳에다 정리를 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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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스텝스툴자리 테이핑

선반존에는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물품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스텝스툴이라는 장비를 비치해 놓습니다 그걸 밟고 올라가서 물품을 진열하거나 집품하게 돼죠 그런데 바닥에 붙인 테이프이다 보니 오래되면 지저분해집니다 그럴 때는 테이프를 뜯어내고 새로 붙이게 됩니다 2월 어느 날 5층에서 집품 중이었는데 새벽 두 시경에 관리자가 호출을 했습니다(호출은 PDA에 더 이상 집품하라는 메시지가 뜨는 게 아니라 관리자에게 문의하라는 메시지로 이루어집니다) 각 층에서 사람들을 6층으로 보냈고 거기서 5인 1개 조로 작업을 했습니다 두 명은 스크래이퍼로 기존 테이프를 제거했고 세명은 새로 테이핑을 하고 표지를 부착했습니다 작업하는 요령은 스크레이퍼를 바닥에 대고 밀어보면 잘 밀리는 쪽이 있습니다 그쪽으로 해야 하고 바닥에 스카치테이프까지 다 걷어내기에는 너무 힘이 드니 노란색 테이프만 선별적으로 제거를 하는 겁니다 그리고 관리자의 설명에 맞게 끝선에 맞춰서 스텝스툴이 들어갈 만큼 테이핑을 하면 됩니다

 

이번에는 쿠팡에서 물량이 없을 때 어떤 일을 하는 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 세 가지 일 외에도 다른 일들도 있겠지만 제가 경험한 걸 알려드렸습니다 일하실 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